담록은 사교적이고, 아는 것이 많고, 애정을 담아 솔로몬을 키워 온 사람이었습니다.
부모님과 만난 기억이 없는 솔로몬에게 담록은 유일한 가족이자, 가장 신뢰할 수 있는 친밀한 어른이었습니다. 다만 솔로몬이 파이몬에게 옛 이야기를 들었을 때, 조금 자신이 아는 인물과는 다른 인상을 받은 것도 사실입니다.
솔로몬이 아는 담록은 사교적이었지만, 그렇게까지 밝은 성격이 아니었다는 느낌이었기 때문입니다. 오히려 몹시 까다로운 면이 있었습니다. 반지를 계속 착용하도록 엄격히 훈육하거나, 무엇인가를 이상하게 경계하거나, 필사적으로 사는 장소를 바꾸거나 한 적도 몇번씩 있었습니다. 분명 친구를 소중히 하고 솔로몬에 대해서도 매우 애정이 많은 사람이었습니다만, 반면 가족이었을 터인 마그라라고 하는 할머니의 이름도, 부모님에 대한 것도 한 번도 말해준 적이 없습니다. 물론 소중한 친구였던 파이몬도 입니다.
솔로몬은 몇 번쯤 한밤중에 깨어났을 때, 혼자서 울고 있는 담록을 본 기억이 있는 것입니다. 그것은 아이였던 솔로몬이 건드리지 말아야 할 감정이라는 느낌이 들었고, 그럴 때는 가까이 가지 않고 조용히 자는 척 했습니다. 그리고 한두번 자는 척이 실패해 솔로몬의 기척을 눈치챘을 때, 담록이 솔로몬에게 겨눈 눈에는 분명한 증오가 담겨있었습니다.
어린 솔로몬은 그런 섬뜩한 눈길을 받으며 덜덜 떨면서 새벽을 기다린 것입니다.
어느 폭풍이 불던 밤, 갑자기 담록은 솔로몬을 그롤 마을의 촌장에 맡기고 여행을 떠났습니다. 그리고 다시 돌아오지 않았던 것입니다. 담록의 친구였던 촌장은 뭔가 사정을 들은 것 같습니다만, 솔로몬이 몇번씩이나 물어도 담록은 여행지에서 죽었다고밖에 가르쳐주지 않았습니다. 아직 10세 정도였던 솔로몬은 담록을 좇을 수도 없어 그대로 그롤 마을의 일원으로서 살아가게 되었습니다.
담록은 무엇을 하려고 했는가, 왜 솔로몬을 두고 나갔는가. 허나 자세한 사정을 아는 사람은 솔로몬이 아는 한 아무도 살아 있지 않습니다.